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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18] 성과주의, 후지쯔 그리고 폭망

by 가치를 만드는 지식 혁신가 2025. 4. 16.

Image by  ValeraRychman  from  Pixabay

1. 성과주의가 적절하게 작동 될 때는 높은 효율성과 생산성을 만들어 낸다. GE와 삼성과 같은 초일류 기업의 생존이 그것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성과주의는 조직 운영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개인들에게 부과된 직무와 목표를 사전에 정의하고 정해진 기간 내 성취도를 평가해 보상을 하게 되고, 승진에도 차등을 주기 때문이다.

​2. 유능한 직원에게는 조직에서 성장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고 ‘솔저링(soldiering·군대에서 눈치보고 적당히 하기)’과 같은 근무 태만과 무임승차를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성과’를 어떻게 정의하고 측정해야 할지 모호한 경우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3. 분업화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었던 시절에는 성과라는 것은 내가 맡은 일만 잘하면 되는 것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산업 간, 직무 간 융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재의 경쟁 환경에서는 개인 혹은 팀에게만 책임을 부여한 목표 수립이 쉽지 않고, 정해 놓은 이후에도 바뀌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4. 조 시케유키의 <후지쯔의 성과주의 보고서>에서 1990년대 초반까지 일본 IT기업 중 초일류 경쟁력을 가졌던 후지쯔가 1999년대 후반 미국식 성과주의를 도입한 이후 발생한 문제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후지쯔 직원들은 사업부장에게서 할당된 목표를 달성했는지 여부에 따라 성과를 측정 받았다.

5. 세부 목표 전개는 매우 형식적이고 정형화된 틀을 사용해서 융통성이 없었다.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사용했다고 하지만 중요한 문제점은 IT가 빠르게 상황이 변화되고 계속해서 전략과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누구도 6개월 이후의 계획을 확신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현실과는 반대로 후지쯔 성과주의는 목표를 계속 강요했다.

6. 그것도 1년 혹은 6개월 단위였다. 누구도 믿지 않는 목표와 계획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었다. 예를 들면 HR에서는 ‘정시출근, 정시퇴근, 초과근무 금지’로 목표를 설정했다. 그 당시는 온라인으로 일할 수 있을 때는 아니었다. 후지쯔는 IT부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었다. 이런 곳에서 고객에게 24시간 대응 서비스를 해야하는데, 업무를 고려하지 않고 정시출퇴근을 모든 직원들에게 동일하게 밀어붙인 것이다.

7. 결국 직원들 모두는 초과근무 수당을 주지 않으려는 회사의 꼼수라는 인식이 퍼지게 되었다. 회사가 무너져 가고 있는데 현실에 대해 바른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 모두가 자신의 이익만 골몰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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