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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19] 단기성과에 매몰된 조직들.

by 가치를 만드는 지식 혁신가 2025. 4. 16.

Image by  Jürgen  from  Pixabay

1. 성과주의가 지나치게 단기성과 중심으로 흐르면서 창의성 발현과 혁신을 가로막고, 직원들 서로간의 치열한 보신주의가 당연시 되었다. 한국의 조직에서도 이런 예는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LG경제연구원>의 리포트에 따르면 성과주의 운영을 잘못한 조직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2. 첫 번째는 단기성과주의만 팽배해진다. 성과주의는 결국 평가를 받는 기간의 성과가 중요하다. 대다수 조직은 연 단위 평가로 연봉, 성과급 그리고 승진을 결정한다. 피 평가자는 당연히 단기성과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인터넷 기업 A는 고객 서베이 결과 항상 불만이 많다고 나온 배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객에게 제시한 시간에 제품이 도착하는 비율인 정시도착율을 핵심지표로 가져갔다. 거의 100%에 가까운 정시도착 비율을 달성했지만, 이것을 위해서 전체 비용이 상승했고 다른 고객지표들은 거의 포기해야 했다.

​3. 물리적으로 달성이 어려운 지표임에도 오직 정시도착율만을 관리한 것이 문제였다. 분명 기업은 단기성과 뿐만 아니라 장기성과를 같이 보상하려고 노력하지만, 측정도 어렵고 조직 형태가 계속 바뀌게 되고 기업 전략도 변경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보상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측정되는 단기성과에 함몰된다.

4. 두 번째는 부서 혹은 개인 이기주의가 심화된다. 노동경제학자인 에드워드 레이지어(Edward Lazear)는 상대평가 기반의 성과급 제도는 궁극적으로 협업을 줄이게 한다는 점을 증명했다. 협업을 통해서 전체성과를 높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업을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들의 업무에 집중하게 되는 성과측정모델에서 고성과자 와 저성과자의 차이가 클수록 내가 속한 조직 혹은 개인 중심으로 이기주의가 더 커지게 된다. 

5. 세 번째는 실패하면 죽는다. 성과주의는 개인에게 확실한 보상을 주어서 더욱 혁신하고 창의적인 일에 도전하는 것을 보장해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새로운 도전에 따른 기대 수익이 현재 받고 있는 보상 수준을 현저하게 높지 않다면 오히려 아무런 일도 하지 않게 된다. 이런 현상을 손실 회피(Loss Aversion)라고 한다. 지속적인 혁신을 원한다면 변화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에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더 많은 혁신은 더 많은 실수에서 나온다.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6. 네 번째는 보여주기 활동을 한다. 성과는 측정지표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좋은 성과로 보일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나쁜 것은 은폐하고 정보를 왜곡하면 된다. 이러면 누구나 유리하고 보여주기 좋은 지표로 평가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무작정 열심히 활동하는 것이 성과 개선으로 연계될 것으로 생각하는 ‘활동의 함정(Activity Trap)’은 그렇게 만들어 진다.

7.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효과가 실제로는 없다. 와튼 경영대학원 교수인 이완 바란케이(Iwan Barankay)는 동료들과 상대 평가하면 동료들을 이기기 위해 일에 매진할 것이라고 생각 자체가 현실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 반대의 현상이 자주 벌어진다. 즉 고과가 좋은 직원은 내가 이미 최고인데 더 노력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생각하고 반대의 직원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 주지 않는다고 좌절해서 아예 포기를 한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성과주의는 모든 사람을 패배시키게 된다. 이것이 성과주의의 역설이다.

8. 성과주의 중심의 평가시스템을 없애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성과주의가 전부라고 생각하는 접근 방식은 수정이 필요하다. 라이언에어와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성공적인 저가항공사임에도 서로 다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노조가 없는 경영을 하는 유럽의 라이언에어는 철저한 성과 중심의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고 우수한 직원을 영입하는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냈다. 반면에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정규직 중심의 연공서열 제도를 운영하면서 조직원 간의 임금 격차를 줄였다. 이는 직원의 자부심을 높이고 협업을 활성화해 결과적으로 이직률은 낮추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결국 장기관점에서 기업의 생존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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