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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33] 이기적 편향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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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33] 이기적 편향

가치를 만드는 지식 혁신가 2024. 3. 17.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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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만관객 영화 중에 ‘베테랑’ 이 있’다, 최근 유아인의 마약 사건과 더불어 다시 장면들이 되세겨 진다. 천만 관객이 봤다는 건 사회 현상을 담았기 때문이다. ‘베테랑’은 안하무인 재벌 3세가 벌이는 부조리한 행태를 정의로운 경찰이 해결하는 방식으로 보통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고 있다. 과거부터 개인(홍길동이든 ‘인간시장’의 장총찬이든 광역수사대 형사든)이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 혹은 조직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영원한 스테디셀러이다.

2. 현실에선 약한 존재에 불과한 사람들을 대신해서 나쁜 놈들을 응징하는 것 만큼 통쾌한 것은 없다. ‘베테랑’은 아예 작정하고 서민들이 가진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기 위해 만든 영화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검찰, 경찰을 자기 입맛에 맞게 주무를 수 있는 재벌3세 조태오는 낯선 인물이 아니다. 조태오는 큰 잘못을 저질러도 그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 신의 영역에서 살고 있는 인물이다. 조태오가 재벌가 골칫덩어리라면, 서도철은 능력을 가졌지만 특유의 다혈질 때문에 상관들 머리를 꽤나 아프게 하는 자타공인 트러블메이커이다.

3. 비정상적인 상황에는 분노하고 바로잡기 위해 무모한 실행도 서슴없이 옮기는 서도철은 정의가 없어져 버린 우리 사회에서 있었으면 하는 현대판 영웅이다. 최근 비슷한 영화가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 ‘내부자들’도 ‘개돼지’라고 대중을 우습게 보는 권력의 부조리를 해결하며 대리만족을 주고 있다. 관객수 930만 명을 넘긴 ‘검사외전’ 또한 부패한 사회에 염증을 느낀 일반 국민들에게 대리만족을 어김없이 주고 있다.

4. 대리만족은 정확한 용어로 대상행동(substitute behavior)이라고 한다. 대상행동은 설정한 목표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 따른 목표를 통해서 욕구를 충족시키는 행동이다. 방어기제를 설명하는 프로이트 정신분석학 이론 중 동일시(同一視), 전이(轉移), 투사(投射) 승화(昇華) 등도 일반적으로 대상행동에 속한다. 동일시란 특정 대상과 자신을 같은 것으로 인식하는 것을 말한다. 감정전이는 내가 느낀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표출하는 것이다. 투사는 내 생각임에도 불구하고 내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처럼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을 탓하는 감정표현이다. 승화는 현재 내 행동과 생각을 잠시 뒤로 해놓고 더 높은 수준 혹은 더 급한 것을 성취함으로서 대신했다는 감정을 느끼는 행동이다. 이 모든 것이 대리 충족 경험이다. 누군가에 의해서 우리는 항상 대리만족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5.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드라마에 나오는 기본 복선인 로맨스와 불륜을 구분할 때 사용하는 용어이다. 일반적으로 자기 자신의 부정적이거나 잘못된 결과에 대해서는 상황적, 환경적 요인 때문에 어쩔수 없는 것으로 돌리는 반면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잘해서 그렇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승진이나 취직에 성공하면 내 실력이고, 실패하면 상대방이 정치를 했거나 미리 손을 섰다거나 세상을 탓을 하게 된다. 이런 성향을 이기적 편향(Self-serving Bias)라고 한다.

6. 자존감을 무너트리지 않기 위해서 방어하고자 하는 성향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편향을 방어적 귀인(Defensive Attribution)이라고도 한다. 개인이 아닌 조직이 이기적 편향에 경도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대표적인 현상이 에스노센트리즘(Ethnocentrism)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자민족 중심으로 번역하기도 하는 것이다. 특정한 조직에 속해있을 때, 이왕이면 자신이 속해있는 상품 혹은 브랜드에 쏠리는 현상으로 기존에 잘 알고 있는 사람 혹은 조직과 지속적으로 일을 하려고 하는 현상이다.

7. '이대호'가 속해있는 시애틀 매리너스를 반가워하거나, '박지성'이 선수로 뛰었던 영국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대해서 더 많이 응원했던 마음이 그런 것이다. 외국 어딘가 낯선 여행지에서 보게된 현대자동차가 반가웠던 것도 같은 이유다. 즉, 민족적인 이유가 되었던지 사회적 계층에 때문이었던지 자기가 속한 집단에 대해서는 긍정적 태도를 가지는 정신적 경향이 에스노센트리즘이다. 이것이 심해지면 자기 집단 이익만을 위한 패거리문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8. 이 현상 이면에는 집단에 소속된 사람들이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 집단 속에 생각과 행동들을 투영시키게 되고, 집단 전체가 결정한 일이거나 해야 할 일을 내 일로 받아들이고 당연시 하는 현상이 강해지게 된다. 조직에서 발생하는 자부심 신호는 대리만족 현상과 집단적 이기적 편향을 만나서 더욱 강하게 영향을 주게 된다.

9. 기업들 간 자존심대결이 발생하면 도를 넘치는 경우가 생긴다. 과거 삼성과 애플의 특허 소송 전에서도 2012년 1차 평결에는 애플이 완전히 승리했던 것 같았는데, 2014년 2차 소송은 삼성이 승리 했다. 2012년에 발생한 1차 평결에서 10억 달러 배상 판결을 받은 삼성은 2015년에 이 판결을 뒤집는다. 금액을 반 이상 줄인 5.5억 달러로 낮춘 것이다. 두 회사의 특허 소송은 감정싸움 처럼 진행되었다. 이 현상 이면에는 자기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내 회사제품이 최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