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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심-50] 재벌 리스크 커지기만 한다. 본문
1. 2014년 12월 발생한 '땅콩 회항'은 대한항공 앞에 붙는 주홍글씨가 됐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객실 승무원의 마카다미아 서비스에 불만을 품으면서 일파만파로 커진 사건이었다. 이 사건으로 대한항공의 타격은 실로 엄청났다. 브랜드스탁이 발표한 '2015년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 따르면 대한항공 브랜드 가치는 땅콩회항 사건여파로 급락했다. 2014년 종합 6위였지만 사건이후 39위로 아시아나항공(18위)에도 밀렸다.
2. 재벌 갑질의 대표적인 사례,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언젠가는 발생할 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조 회장 일가가 비행기에 탑승하는 날에는 승무원들이 몇 시간 전에 도착해 있어야 하고 심지어 유니폼 색깔까지 지시에 맞춘다고 한다. 오너 일가로부터 막말을 들었다는 직원은 부지기수라고 한다. 대항항공 직원들의 사기는 말할 것도 없이 떨어졌다.
3. 한진그룹은 2016년에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2017년에는 파산을 하고 말았다. 한진해운 위기의 주범으로 최은영 전 회장이 비난을 받았다, 그 이유는 2006년 남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사망하자 경영 경험도 없는 최은영 씨가 회장이 맡았기 때문이다. 2009년 당시 155%였던 부채비율이 2013년 1445%까지 뛰어올랐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이때부터 쇠락했다"고 말했다. 비단 한진 만의 문제는 아니다.
4. 2012년 불어진 삼성그룹 형제간 분쟁은 CJ그룹과 삼성그룹간 대결 양상으로 번졌다. CJ측에서 삼성물산 직원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했다고 경찰에 고소한 적도 있다. 2009년 불거진 금호가의 형제 갈등은 박삼구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회장 간의 갈등이었다. 박삼구 회장의 주도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했는데, 이 때문에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에 박찬구 회장은 자신의 금호석유화학을 살리기 위해 형과 결별하기 시작하면서 형제간 갈등이 본격화 되었다.
5. 효성그룹의 조석래 회장 장남 조현준 사장과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 간의 형제 갈등도 심했다. 2011년 조 전 부사장은 그룹과 결별을 선언했다. 2013년 2월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효성 지분 전량을 매각했고, 2014년 6월 형 조현준 사장과 그룹 계열사 전 현직 임원을 업무상 배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른다.
6. 2016년은 역시 롯데그룹의 형제간 분쟁이 대단했다. 재계 순위 5위 롯데는 약 90개의 계열사와 850억 달러의 자산을 가진 재벌이다. 형재간 분쟁으로 여러 차례에 걸친 검찰 압수수색이 이루어진 큰 사건이 되었다. 부도덕한 사업 관행과 이해할 수 없는 경영진의 결정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롯데 쇼핑 상장은 무산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저명 컬럼리스트인 윌리엄 폐섹(William Pesek)은 롯데사태는 한국의 재벌의 전근대적 형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있다.
7. 재벌 내부 문제는 한국 기업문화의 고질적인 병폐를 양산하고 있다. 이런 행태를 보고 있는 직원들은 ‘잘해봐야 바지사장(전문경영인) 밖에 더 하겠냐’는 불만 가득한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 리더 들의 위기는 조직 구성원들의 자부심을 한순간에 산산조각 낼 수 있다. 재벌가 리스크, 경영진 위험등은 발생하면 그룹 전체에 영향을 준다. 2022년 연초에 있던 카카오 류영준씨의 400억 규모의 임원 스톡옵션 매도로 인해서 주식 먹튀논란으로 카카오는 더이상 벤처가 아닌 기존 재벌과 같은 행태와 똑같다는 비판을 받았다.
8. 존경받는 재벌 가문도 있다. 한국이 아닌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이다. 그들은 스웨덴 최초의 근대적 상업은행을 세워 1870년대부터 이미 ‘북유럽의 메디치’로 불릴 만큼 큰 부를 일궜으며, 이를 기반으로 동토의 땅, 스웨덴 산업화를 이끈 백년 기업들을 키워냈다. 발렌베리는 에릭슨, 사브, ABB, 일렉트로룩스, 아틀라스콥코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18개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모두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자랑하는 알짜기업들이다. 158년 동안 기업 경영으로 일군 재산은 대부분 공익 재단들이 보유하고 있다.
9. 벨렌베리 기업들은 스웨덴을 지키며 그들이 창출한 부를 재단을 통해 스웨덴 사회에 돌려주고 있다. 1856년 가문을 처음 일으켜 세운 앙드레 오스카 발렌베리는 퇴역 해군 출신이다. 앙드레가 세심하게 완성해 놓은 ‘후계 프로그램’에는 몇 가지 요건이 있다. 후계자는 적합한 인물이 있을 경우에 한해서만 경영을 물려준다. 혼자 힘으로 명문대를 졸업해야 하며,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10. 그 뒤에 부모 도움 없이 수년 동안 런던, 파리, 뉴욕 등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를 돌며 경력을 쌓아야 한다. 이런 해외은행의 도제식 교육을 통해서 산업 전반 흐름을 익히고 나서야 후계자에 포함된다. 또한 후계자는 견제와 균형을 위해서 2명으로 정해져 있다. 발렌베리의 독특한 프로그램은 158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합리적인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리더 들은 누구에게나 존경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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